본문 바로가기

Review/[취업 준비]

[취업 후기]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 성공한 후기 (중고신입) 2편

반응형

1편에 이어....

 

첫 직장을 그렇게 4개월만에 퇴사하고,

자신감을 잃었다.

 

내가 내렸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생각.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에서 나오는 불안감.

무엇보다 4개월이라는 시간을(지금 생각해보면 4개월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날렸다는 생각..

그리고 내일채움공제라는 좋은 기회를 날렸다는 생각..

 

이후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정말 열심히 찾아봤다.

그리고 내렸던 결론, 

임베디드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왜냐하면 학부 시절에 잠깐 해봤던 아두이노/라즈베리파이도 꽤 재밌었고,

무엇보다 스프링 같은 프레임워크 환경이 없기 때문에

매우 어렵고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분야라 진입장벽이 높았다.

 

장벽이 높은 것이 나를 끌어당긴 이유는,

내 동료가 매우 실력이 없고 멍청한 사람이라면 난 정말 기분이 안좋아진다는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4개월 다니고 나온 회사엔 그런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2017/05 ~ 2018/03

이후 임베디드 분야에 대해서 계속 알아보던 도중,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해버렸다.

첫 직장을 실패로 끝냈다는 좌절감, 불안감 때문에, 임베디드와 관련된 분야에 또 즉시지원을 넣어버렸고,

이번에는 대학 동기 1명이 있는 S/W 테스팅 업체에 들어갔다.

(매출 100억, 사원수 100명, 상장한지 얼마 안됨, 사세 확장중)

 

동기에게 물어본 결과 임베디드 회사이긴한데, 임베디드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업체라고했다.

 

'그럼 임베디드네, 한번 해보자'

이때까지도 임베디드 분야가 뭔지 제대로 파악도 안해보고 지원을 했다.

내가 희망하는 직무가 뭔지도 제대로 정하지 않고 지원을 했다.

이 때 펌웨어, 디바이스드라이버 등의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었더라면........

 

그렇게 몇 주 쉬고 다시 입사를 했고, 들어가자마자 이번에는 1주일 교육을 받았다.

 

여기서 참 웃긴 놈이 있었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마냥..(입사한지 2년정도 된 최..뭐뭐 였던것 같다.)

"C언어에서 a%b 랑 a/b차이가 뭔지 아세요?"

라고 하더라.

이게 질문인가? 싶기도 했고.. 그냥 한번 모른다고 해봤다.

비웃더라.

 

나중에 보니 그사람은 나랑 다른 팀이었고,

내가 작성한 자동화 스크립트를 돌려주는 MFC기반 응용프로그램을 만드는 팀이었다.

 

테스팅 진행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이 정말 조악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깨달았고,

내가 만들면 100배 1000배는 더 잘 만들거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소스를 받아 기능 수정도 한 적이 있었다.

 

그런사람이 날 비웃었다는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마냥... ㅋㅋㅋ그리고 이정도 기술력으로 상장했다는것도 진짜 대단했다.

상장하는 기준이 너무 낮은것 아닌가..?

 

그리고 이 다음. 세번째로 들어간 회사에서 만드는 것들과 이 회사에서 만드는 것의 기술력/난이도 차이를 수치화하면

100: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장했다니..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1밖에 되지 않은 기술력을 연마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는게.... 참 안쓰럽기도했다.

 

이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이 사실을 알런지 모르겠다.

 

교육 이후..  대기업 전자 회사 내에 파견되어있는 형태로

현대/쉐보레/르노 차량에 들어가는 내비게이션(정확하게는 AVN)을 테스트 했다.

 

테스트는 자동화로 진행됬고, 나의 업무는 C로 돌아가는 테스트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실무에 1일만에 투입된다. 개발직무에서 가능한 일일까?

그냥 C로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스크립트를 이 회사에서 만든 조악한 프로그램에 넣으면, 프로그램이 알아서 어떤 부분을 터치하고 볼륨을 키웠다가 내리고 하는 등의 일이었다.

 

이게 임베디드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했지만,

사실 임베디드에 가장 가까웠던 업무는 teraterm같은 포트 모니터 프로그램으로 Uart 로그를 보는 것..

버그가 있던 로그를 따서 개발자한테 전달하는것.. 이외에는 지금 생각해보면 없었다.

그리고 조금 도움이 됬던 건 이슈 트래킹 시스템(JIRA)을 사용해봤다는것?

 

밥은 맛있었다. 대기업 식당 답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또 퇴사를 참을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매우 낮은 대졸초임,

게다가 초대졸, 고졸 출신들이 내 동료로 들어옴,

들어와서 자긴 C언어 모른다고 계속 나한테 짜달라고함,

이럴거면 왜 뽑은거지?

지들끼리 멱살잡고 싸움도 함.. 회사에서... 중학생들인줄..

이런말을 하면 안되지만 가방끈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았다.

누가 몇달 더 먼저 들어왔다고 선배인척 하고..

여자꼰대가 정말 많았다.

나보다 나이가 어렸는데, 나보다 먼저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윗사람인척을 엄청 했다.

그리고 그 꼰대의 윗사람들은 업무시간에 핸드폰만 함.

능력이 없다는게 정말 눈에 보임...

그래놓고 갑회사로부터 날아오는 화살을 신입사원한테 떠넘김..

갑이 회의 요청하면 신입사원 보냄.. 자기가 들어가기가 무서워하는게 눈에 보임

그래놓고 팀 내에서 업무할때는 자기자랑만 하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것 처럼 얘기한다.

 

그리고 파견지엔 왕이 한명 있었다.

 

팀장인데, 자기는 무슨 바다이야기 같은 불법도박에 사용되는 기계들을 만들다가 경력으로 이 회사에 들어와서

15년째 장기 근속중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사람은 파견지에서도 가장 안보이는 구석 자리에서 핸드폰만 했다. 게임하는 것을 매일 수도없이 봤다.

그래놓고 사람좋은척 웃고 다니면서 툭툭 장난질을 한다.

 

나한테는 처음부터 장난을 안쳤다.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나보다 이사람도.

내가 질문하면 팀장은 항상 말을 더듬었다.

 

핸드폰만 하는 팀장, 그래놓고 매일 칼퇴근에, 원청에서 오는 욕받이로 사원들을 내세운다.

힘겨웠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사람이 팀장이라고.. 아래 사람들은 어떻게든 잘보이려고 별짓을 다했다.

이 팀장을 보다보니 자기한테 아부하는 사람들한테만 웃고, 장난쳤다. 나머지는 무시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무시당하기 싫어서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했나보다..

 

원청 사람들도 대기업에 어떻게 입사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인 분들이 많았다.

 

그래도 집이랑 엄청 가까웠고, 일도 편하고, 어느순간 나태함에 빠져버려 10개월을 낭비했다.

 

여기서 퇴사할 때는 별 타격이 없었다.

 

퇴사하겠다고 통보했더니 1달이나 붙잡더라. 사실 인수인계같은것은 필요가 없는 업무였다.

그래도 1달을 더 채웠다. 그리고 파견지에 인사를 하고, 본사로 갔다.

 

본사에서는 왜 왔냐고 했다.

 

"안와도 되는거였어요? "

"네 이미 처리 다 되셔서 안오셔도되는데..."

"파견 팀장님이 사장님 면담까지 하고 나가는 거라고 했는데요"

 

사장실을 슬쩍 봤다.

협탁에 다리를 올리고 핸드폰을 보는 대표이사의 모습이 보였다.

 

"아 사장님 지금 바쁘셔서 .. 그냥 가셔도 될 것 같아요"

"네 수고하세요"

 

이 전 회사는 뭔가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퇴사했다면

이 회사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것에 더해서 + 구차하고 역겨운 인간들 투성이였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회사였다.

 

그리고 첫 회사 퇴사때와는 다르게,

이 회사를 나오면서는 너무 좋았고 자신감이 오히려 생겼다.

 

조금이나마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해 10개월간 경험할 수 있었고,

임베디드 펌웨어 개발자로 정확하게 진로를 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500만원도 모을 수 있었다.(월급에 비하면 정말 안쓰고 모아야 하는 금액이었다.)

 

그렇게 졸업부터 2번의 취업 실패를 겪고, 내 나이는 27살이 되어버렸다.

 

이 회사에서 얻은 것

1. 경험(S/W 테스팅 업계 NO)

2. 약간의 돈

3. S/W 테스팅 자격증

4. 이슈 트래커 사용방법

5. 진로 확신

 

이 회사에서 잃은 것

1. 건강(나랑 잘 안맞는 일이면 난 건강에 신호가 온다..)

2. 나의 소중한 10개월

 

ps. 미래가 안보이고 윗사람들이 너무 한심한 회사였다.

그래도 난 여기서 뭐라도 얻어보려고 했다.

S/W 테스팅 자격증이 있었다.

이 회사에선 멍청이들 밖에 없었고, 당연히 자기들이 테스팅을 하면서도 테스팅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하는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파견 인원 30명? 쯤 됐는데 단 한명도 이 자격증이 없었다.)

따는 사람들은 원청 사람들이 가끔 땄다.

 

나도 그래서 이걸 땄다. 사람들은 처음에 왜 따냐고 했다. 안따도 일 하는데 문제 없지 않느냐고.

 

근데 나는 그냥 혼자 공부해서 혼자 서울가서 시험보고 혼자 땄다.

멍청이들과 있으니 멍청이가 될 것 같아서 뭐라도 해보려고 발악했던것 같다.

반응형